로즈마리

기간.    2019년 3월 18일

내용.   쿠킹 클래스에 쓰일 허브 화분 작업

옥상에 야외 조리시설이 준비되어있는 공간에서 쿠킹 클래스가 진행된다. 이때 인테리어 소품이면서 동시에 요리재료로도 쓸 수 있는 허브 화분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화분은 요청한 곳에서 준비해주었다. 메인이 될 커다란 연꽃모양의 화분과 저면관수 화분 일곱 개, 총 여덟 개의 화분을 작업해야했다. 그 중에서 큰 메인 화분 작업 기록이다.

올겨울 날이 따뜻했다보니 농장에서 식물이 출하되는 시기가 작년에 비해 당겨졌다. 하지만 허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기가 일렀다. 큰 화분을 작업하려면 크기가 다양해야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한데, 그 정도로 다양한 사이즈의 갖춰진 허브 종류는 로즈마리 뿐이었다.

크리핑 로즈마리는 화분 밖으로 길게 넘쳐 흐른 것 하나와, 단정히 정돈된 것 하나를 구입했다. 생각했던 그림은 화분 밖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는 것이었지만, 경우에 따라 그런 것을 지저분하게 여기는 고객도 있었기에 맞춰 진행하기 위해 두 개를 구입했다. 크리핑 로즈마리는 이번 작업 외에도 쓸 일이 있었기에 두 개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작업에 두 개가 전부 사용되었다. 화분이 지름은 길지만, 높이는 낮은 화분이었다 보니 수직으로 긴 식물을 많이 심을 경우 지저분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너무 단조로웠다.

단조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크리핑 로즈마리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지만 그 외에도 시선을 분산시킬 다른 장치가 필요했다. 이에 큰 암석을 사용했다. 화분 사이즈가 큰 것을 감안하더라도 제법 커다란 돌을 골랐다. 구입한 돌은 먼지 등 많은 이물질에 쌓여 있어, 여러번 깨끗이 씻었다. 그래야 제대론 된 돌의 색이 나온다.

중형 사이즈의 로즈마리 화분은 뿌리로 가득 찬 상태였다 보니, 빼려면 망치로 여러번 돌려가며 때려줘야했다. 그럼에도 빠지지 않아 들어올려 밑을 보니 뿌리가 굉장히 많이 밖으로 나와 있어 이를 손질해야만 했다. 이 손질 작업을 할 때에도 굵은 뿌리는 조심스레 남겨두고, 잔털만을 뜯어내는 식으로 해야 식물이 몸살을 앓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

로즈마리위 위치를 잡고 크리핑 로즈마리를 대각선 앞에 오도록 배치하면서 어느 정도 각도로 기울여야 자연스러운 형태가 될 수 있는지 살펴봤다. 그러면서 둘 사이에 큰 암석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공간도 고려해야 했다. 중형 로즈마리, 크리핑 로즈마리, 암석 세 가지가 이번 화분 작업의 중심이 되는 소재들이었기 때문에 이 배치가 가장 중요했다.

크리핑 로즈마리의 방향과 각도를 결정한 후에는 기울어진 틈에 흙을 메꿔넣는 것이었다. 틈이 비어있으면 물을 주다 보면 흙이 그 공간을 채우려고 흘러들어가면서 상단 부분이 무너지며 멀칭과 연출이 흩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막대기를 활용하여 빈 틈이 없게 흙을 밀어넣어주되 너무 꽉꽉 다져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두 로즈마리의 위치를 잡은 뒤에는 흙을 채워 넣으며 마운딩 작업을 했다. 크리핑 로즈마리를 기울여 넣으며 발생한 경사면에 맞춰 전체적으로 화분 위에 자연스럽게 둔덕을 만들었다. 그런 후에 씻어둔 큰 암석을 흙속에 묻어 고정시켰다. 돌출되어 존재감을 주면서도 억지로 세워둔 것이 아니라 원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놓여지는 것이 중요하다.

중심이 되는 큰 식물과 암석의 배치가 끝난 후에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며 채워줘야 할 곳에 대비가 되어 서로의 크기가 확실한 차이가 나도록 식물을 배치했다. 총 3종류 크기의 로즈마리를 준비했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만이 사용되었다. 배치가 어느 정도 끝난 후에는 최종 수정과 멀칭작업을 해야하는데, 그 전에 작업 테이블 청소를 했다. 작업을 하다 보면 흙으로 어지러워지기 마련인데, 전체적인 그림을 볼 때에 주위가 지저분하면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를 마친 후에 주위를 한 바퀴 돌며 모든 방향에서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를 살폈다. 그런 후에는 높낮이를 조절하며 위에서도 살펴보며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도 하고 방해되는 가지들을 정리하기도 했다.제대로 된 가지치기는 가장 마지막에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1차적으로 가벼운 손질은 이 때에 진행한다.

그런 후에는 물로 전체적으로 세척과 정돈 작업을 한다. 멀칭을 하고 난 후에 정리하려고 하면 흙이나 부산물들이 멀칭면 위에 남게 되어 제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돌 위에 얹혀진 흙이나, 화분 안쪽 면에 붙어있는 흙들을 물 줄기를 통해 씻어 내린다.

씻는 작업이 끝난 후에는 멀칭을 한다. 암석과 일체감을 주면서, 어두운 화분의 색과 맞추기 위해 화산석을 쓰기로 했다. 최대한 다양한 사이즈의 화산석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완성된 모습이다. 크기 비교를 위해 옆에 LP를 놓아 보았다. LP의 사이즈는 대략 30cm x 30cm이니 비교하면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화분자체만 보면 제법 대형 작업이었다. 흔한 화분도 아니고, 흔한 주문도 아니었다 보니 작업 자체가 즐거운 일이었고 결과물 또한 마음에 드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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