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코오롱스포츠 컨벤션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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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 컨벤션 행사
작업명
식재 디자인 및 연출
위치
서울시 강서구
연도
2025
유형
전시 실내 조화 조형물
디자인
노혜민, 김수현, 최승빈
연출
최승빈, 김수현, 장은석

 

가장 높은 곳의 겨울은 소리마저 얼어붙습니다.

코오롱스포츠 컨벤션 공간에 화려한 장식 대신, 겨울 산 그 자체의 적막과 호흡을 담았습니다. 우리가 주목한 건 수목한계선 위, 고산지대의 풍경입니다.

 

 

| 수목한계선 너머, 가장 낮은 자세로 버티는 생명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산지대(Alpine Zone)의 식생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숲과 고산지대의 풍경은 완전히 다르며,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수무의 연출은 시작되었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 높이, 보통 해발 2,000m 전후부터 갑자기 키 큰 나무들이 사라지고 시야가 탁 트이는 지점이 나타납니다. 이 경계선을 ‘수목한계선(Timberline)’이라고 부릅니다.

 

이 선을 넘어서면 매서운 바람과 낮은 기온, 얕은 토양 때문에 높은 교목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대신 이곳에는 이끼, 지의류, 그리고 작은 풀들만이 남습니다. 이 식물들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의 형태를 바꿉니다.

 

첫째, 바람을 피하기 위해 땅바닥에 최대한 낮게 엎드려 자랍니다. 이를 ‘로제트(Rosette)’ 형태 혹은 방석 식물이라 부르는데, 마치 방석처럼 지면을 감싸며 체온을 유지하고 수분 증발을 줄이는 생존 전략입니다.

 

둘째, 혼자서는 추위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개체가 촘촘히 모여 군락을 형성하며 서로를 보호합니다.

 

수무는 이러한 식물학적 특징을 공간에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바위 틈과 흙바닥에 낮게 깔린 건조한 이끼류와 잡초들을 배치해 ‘가장 낮은 자세로 혹한을 견디는 생명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 척박함 속에 움튼 자연

식물의 높낮이뿐 아니라 암석과 지형의 질감 역시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차갑고 딱딱한 암석, 고운 입자의 부드러운 눈, 마르고 거칠어진 고산 식물들의 질감 대비를 통해 공간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의도된 척박함은 역설적으로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화려한 꽃이 없어도, 텍스처만으로 겨울 산 특유의 압도적인 분위기가 완성됩니다.

 

 

| 선명해진 브랜드의 가치

거칠게 솟은 산맥 조형물과 눈 덮인 지형 사이의 낮은 식물들은 제품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놓인 장소를 분명히 말해줍니다. 거칠고 차가운 그곳에 텐트와 기어가 놓였을 때, 브랜드가 말하는 ‘보호’와 ‘생존’의 가치가 비로소 선명해집니다.

 

공간 안에 발을 디디면 뽀드득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그 디테일로 완성한 겨울의 한 장면입니다. 수무가 그려낸 겨울 산의 적막과 호흡이 제품의 가치를 온전하게 전달하는 풍경이 되었기를 바랍니다.